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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마크롱, 내달 만나자"…`오커스`에 분노한 프랑스 달래기-매경210924

泪祕.H 2021. 9. 25. 17:59

30분 전화통화 후 유럽서 美·佛 정상회담 합의

"공개 협의했으면 좋았을걸…"
바이든 사실상 유감 표명
주미 佛대사 워싱턴DC 복귀
오커스 양국갈등 봉합 수순

美, 백신외교로 리더십 회복
5억회분 추가 기부하기로

[AP = 연합뉴스] - 출처 : 매일경제신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이 22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전화해 다음달 말 유럽에서의 정상회담에 합의하고 '오커스(AUKUS)' 출범에 따른 갈등 봉합에 나섰다. 지난 15일 미국·영국·호주 등 3개국이 군사기술동맹인 오커스 결성을 선언한 이후 일주일 만이다. 프랑스는 지난 17일 전격 소환했던 미국 주재 자국 대사에게 다음주 미국 워싱턴DC로 복귀할 것을 지시하며 관계 복원의 여지를 보여줬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30분 동안 오커스 출범 발표로 인한 영향을 설명했다. 또 미국·프랑스 정상은 전화 통화 이후 공동성명을 통해 "두 정상은 프랑스와 유럽 파트너국의 전략적 관심에 있어서 공개 협의를 했더라면 상황은 나아졌을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그런 점에서 그의 지속적인 약속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미국이 영미권 국가들과 오커스 결성을 비밀리에 논의하면서 프랑스를 배제한 부분에 대해 사실상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양국 간 신뢰를 보장하는 여건을 조성하고 공동 목표를 향한 구체적인 조치를 제안하려는 목적으로 심도 있는 협의 과정을 공개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은 10월 말 유럽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협의 과정을 공유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의 만남은 이탈리아 로마에서 10월 30∼31일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직전에 성사될 것으로 관측된다. 본국으로 전격 소환됐던 필리프 에티엔 주미 프랑스대사는 다음주 워싱턴DC로 돌아가기로 결정됐다. 에티엔 대사는 바이든 행정부 관료들과 접촉하면서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양국 갈등 진화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앞서 미국과 영국은 이달 15일 오커스 첫 협력 프로젝트로 호주에 핵추진잠수함 기술을 이전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러한 논의 과정을 까맣게 몰랐던 프랑스는 호주에 공급하려던 77조원 규모 디젤잠수함 계약마저 파기되자 '동맹국에 배신당했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프랑스는 미국과 호주 주재 자국 대사까지 전격 소환하는 초강수를 뒀다. 또 프랑스가 유럽연합(EU)을 결집해 미국과의 다자회의에 불참을 요구하는 등 서방국가들의 대서양 동맹에 균열이 나타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번 전화 통화에서 프랑스를 달래면서 EU와의 관계 회복에 적극적으로 나선 모양새다. 특히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프랑스와 EU의 전략적인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여기에는 최근 EU에서 발표한 인도·태평양 전략 틀도 포함한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두 정상 간 통화가 30분 동안 우호적으로 진행됐다"며 "오래되고 중요한 양국 관계 정상화로 복귀하는 단계가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신외교를 통해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복원에도 힘을 쏟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영상으로 '세계 코로나19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저·중소득 국가에 기부하기 위해 화이자 백신 5억회분을 추가 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써 미국이 기부를 약속한 백신은 모두 11억회분으로 늘어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2차 세계대전 때 민주주의 무기고였던 것처럼 백신의 무기고가 될 것이라는 약속을 지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신을 팔거나 하지 않고 정치적 조건 없이 순수한 기부"라고 강조하면서 사실상 중국의 백신외교와 비교했다.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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