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보릿고개 정면돌파"…삼성전자 하이닉스 '신형병기' 뭐길래-21.12.16매경

2021. 12. 16. 07:09★★★★경제&기업 ISSUE/기업ISSUE

오찬종 기자박재영 기자
입력 2021/12/15 17:41 수정 2021/12/15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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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신기술


삼성전자 수직 디자인 공개
전력 사용량 85% 더 낮춰
휴대폰 배터리 7일 사용 가능

SK하이닉스 '24Gb DDR5'
속도 최대 33%나 빨라져
클라우드 서버 탑재 예정

국내 반도체 업계가 D램 가격 하락이라는 '보릿고개'를 압도적 기술력으로 정면 돌파한다. 해외 반도체 기업들과 기술 격차를 확대해 내년부터 본격화되는 차세대 반도체 경쟁에서 선두 지위를 공고하게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SK하이닉스는 15일 D램 단일 칩으로는 업계 최대 용량인 24기가비트(Gb) DDR5 제품의 샘플을 출하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DDR란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에서 규정한 D램의 표준규격 명칭이다. PC, 서버 등에 범용으로 사용된다. 현재까지 DDR D램은 8Gb, 16Gb 용량이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최대 용량은 16Gb였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업계 최초로 DDR5를 출시한 데 이어 1년2개월 만에 최대 용량 제품을 선보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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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품은 48GB와 96GB 2가지 모듈로 우선 출시돼 내년 중반부터 주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공급될 예정이다

이번 24Gb DDR5에는 극자외선(EUV) 공정을 도입한 10나노 4세대 기술이 적용됐다. 기존 10나노 2세대 DDR5 제품에 비해 칩당 용량이 8Gb 늘어나면서 생산효율이 개선됐고 속도는 최대 33%나 빨라졌다. 또 SK하이닉스 기술진은 신제품의 전력 소모를 기존 제품에서 약 25% 줄였다.

SK하이닉스는 24Gb DDR5 샘플을 인텔로 보내 중앙처리장치(CPU) 등 각종 부품과 호환성을 점검하고 있다. 내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탑재되는 데 이어 인공지능(AI), 머신러닝과 같은 빅데이터 처리와 메타버스 구현 등의 용도로 고성능 서버에 활용된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총괄 사장은 "24Gb DDR5 출시에 맞춰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는 다수 고객사들과 긴밀히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진화된 기술과 ESG(환경·책임·투명경영) 강점을 가진 제품 개발로 DDR5 시장의 리더십을 키워가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패키징 기술에 집중하면서 '무어의 법칙' 한계를 돌파하고 있다.

일주일간 배터리 충전을 하지 않아도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수년 내에 열릴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와 IBM은 공동 연구를 통해 반도체 성능을 기존 제품보다 2배까지 향상시키고 전력 사용량은 85%나 낮출 수 있는 새로운 반도체 디자인을 15일 전격 공개했다. 반도체 회로 내에 전류 흐름을 담당하는 트랜지스터의 물리적 한계를 해결해 기술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는 설계다.

삼성전자와 IBM이 이날 공개한 기술은 수직 트랜지스터 아키텍처를 활용한 신규 반도체 디자인 'VTFET(VT펫)'이다. 트랜지스터는 반도체를 구성하는 주요 소자로, 전류의 흐름을 조절해 증폭하거나 스위치 역할을 한다. 지금까진 반도체 표면에 나란히 놓았던 트랜지스터를 수직으로 쌓을 수 있도록 해 옆으로만 흘렀던 전류를 위아래로 오갈 수 있게 한 기술을 내놓은 것이다.

반도체가 고도화될수록 더 많은 트랜지스터가 한정된 면적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물리적 한계가 발생하게 된다. 이로 인해 반도체 회로에 집적되는 트랜지스터 수가 2년마다 두 배씩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이 한계에 직면한 바 있다. 이번에 삼성전자와 IBM이 공개한 VT펫 기술로 한정된 면적 안에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넣을 수 있고 트랜지스터의 전류 낭비도 줄어 반도체의 성능을 한층 더 높일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나노 공정의 한계를 뛰어넘어 반도체 성능을 지속적으로 확장해나갈 수 있다. 실질적인 측면에서는 일주일간 배터리를 충전하지 않아도 휴대폰 사용이 가능한 반도체를 만들 수 있고 가상화폐 채굴이나 데이터 암호화와 같은 높은 전력이 필요한 작업도 용이해진다. 전력 소비량이 낮은 사물인터넷(IoT)도 가능해지기 때문에 향후 장기 항해선이나 우주선 등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삼성과 IBM은 내다봤다.

[오찬종 기자 /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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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https://m.mk.co.kr/news/business/view/2021/12/11384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