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8조` 카카오모빌리티, 코스피行 시동

2021. 8. 25. 19:04★★★★경제&기업 ISSUE/기업ISSUE

증권사에 입찰요청서 발송

내년 상반기 중 상장 목표
예상기업가치 7조~8조원대

모빌리티 시장 경쟁 격화로
선제적 자금 확보 나선듯

 

카카오그룹에서 대리운전 및 택시 호출 사업을 맡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다. 경쟁이 격화되는 모빌리티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예상 기업가치만 최대 8조원에 달해 내년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 중 하나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9일 국내외 증권사에 코스피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기 시작했다. 다음달 주관사단을 확정 짓고 실사·상장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내부에서는 이듬해 증시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다수의 국내외 증권사와 비밀유지확약(NDA)을 맺은 뒤 순차적으로 RFP를 보내고 있다"며 "다음달까지는 주관사단을 확정 지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7년 8월 카카오 스마트모빌리티 사업부가 분사해 설립됐다. 대중에겐 택시 배차 플랫폼 '카카오T'의 제작·운영 업체로 익히 알려져 있다. 현재 카카오T 가입자는 3000만명에 육박한다. 카카오T 플랫폼은 택시를 넘어 바이크, 시외버스, 대리운전, 항공, 기차 등 모든 대중교통 수단으로 확장 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으로 사세를 키워왔다. 주차 플랫폼 운영 업체 파킹스퀘어를 사들여 '카카오T주차' 서비스를 시작한 게 대표적인 예다. 택시회사를 다수 인수해 900개가 넘는 택시 면허를 보유하기도 했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유사 업종 기업을 인수하는 '볼트온' 전략을 꾸준히 써온 곳 중 하나"라며 "대중교통 플랫폼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일환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7년 텍사스퍼시픽그룹(TPG) 컨소시엄을 주주로 맞이하며 5000억원을 투자받았다. 올 들어선 LG(주)와 GS칼텍스, GS에너지, 구글과 칼라일그룹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상장은 모빌리티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SK텔레콤에서 분사한 '티맵모빌리티'가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경쟁사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티맵모빌리티는 올 상반기 어펄마캐피탈과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에서 투자 유치를 받았다. 우버와 합작법인 '우티(UT)'를 만들어 카카오T에 도전장을 내밀기도 했다.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투자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재무적투자자(FI)에 자금 회수 통로를 터주려는 목적도 있다. 현재 지분을 보유한 곳 중에선 TPG와 칼라일그룹, 한국투자파트너스, 일본 오릭스캐피털 정도가 FI로 분류된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FI들의 구주가 일부 매출되겠지만 회사 측 연구개발(R&D) 자금 수요가 많아 신주 물량도 적지 않을 것"이라며 "라이징 스타 카카오그룹 딜인 만큼 내년 공모주 시장에서 주목도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 거론되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예상 몸값은 7조~8조원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 LG(주)와 GS칼텍스, GS에너지를 주주로 맞으며 약 4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2020년 기준 카카오모빌리티 매출액은 2800억원으로 2018년(536억원) 대비 5배 넘게 불어났다. 영업손실은 129억원으로 2년 전(210억원)보다 소폭 줄어들었다. 증권사들은 입찰 제안 과정에서 주가매출비율(PSR)이란 지표를 활용해 목표 기업가치를 제시할 예정이다. 이익이 흑자 전환하지는 않았지만 카카오에서 분사한 이래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강우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매일경제신문 21.08.24 A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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