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727-매경오피니언 : 중국 MZ세대를 이해하는 3가지 키워드

2021. 7. 31. 23:46★★★★경제&기업 ISSUE/경제ISSUE

N포세대·日 히키코모리처럼
최소 노력으로 생계유지 `탕핑`
갈수록 치열해지는 `내부 경쟁`

디지털 환경서 소비·대출 쉬워
일단 지르고 보니 늘어난 `부채`

새로운 사회 현상으로 급부상

역쟁상유(力爭上游·힘을 다해 보다 높은 곳에 도달한다는 중국 성어).

얼마 전 중국의 명문대 칭화대 학생이 자전거 위에 컴퓨터를 놓고 공부하며 이동하는 사진이 큰 화제가 됐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식의 청춘의 노력과 분투에 관한 성어는 중국에도 참 많다. 하지만 이와 반대되는 사회 현상도 목격된다. 중국의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를 이해하는 새로운 키워드에 주목해보자.

첫째는 '탕핑(躺平·당평)'이다. 말 그대로 드러눕는단 뜻이다. 아무리 노력해봤자 집도 못 사고 결혼도 힘든 현실이라면 차라리 최소한의 생계 유지 만 하겠다는 뜻이다. 어찌 보면 현실에 만족하는 것이고, 달리 보면 소극적 저항이 담긴 삶의 태도다. 한국의 N포세대(사회·경제적 압박으로 여러 가지를 포기하는 세대), 일본의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와 통하는 개념이다.

둘째는 '네이쥐안(內卷·내권)'이다. 원래는 인구 증가가 생산성 향상이나 혁신으로 나타나지 않는 현상을 가리키는 학술 언어였으나, 최근 중국에서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내부 경쟁을 칭하는 뜻으로 쓰인다. 좋은 학교, 직장, 승진 기회 등은 제한돼 있으나 이를 쟁취하기 위한 경쟁은 과열되고, 젊은 층은 살아남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한다. 그 결과, 스트레스가 쌓여 탕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셋째는 '부채'다. 탕핑이나 네이쥐안이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 등장하긴 했으나, 이를 중국 MZ세대의 주류로 보기는 어렵다.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높은 젊은 층은 여전히 중요한 소비 세력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오히려 향후 부채 리스크는 커질 수 있다. 맥킨지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국 Z세대 중 87%는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경제력을 갖출 것으로 믿었고, 53%는 빚을 내더라도 원하는 제품을 구입한다고 답했다.

또한 40% 이상은 충동적인 구매를 한다고 했는데, 이는 호주, 한국, 일본의 20~30%보다 높은 수준이다. 업계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이들 세대는 핀테크 등의 서비스를 통해 대출을 이용하는 비율이 34%로 다른 세대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또한 소비 관련 대출 29%는 기존 부채를 상환하는 데 사용됐다.

MZ세대 고객군은 새로운 키워드를 계속 만들어내며 더욱 세분화될 것이다. 기업이 중국 젊은 층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연령뿐만 아니라 사회, 경제, 문화 등을 고려한 입체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성정민 맥킨지 글로벌연구소 중국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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